블랙 아일랜드
원제 - Black Island, Schwarze Insel, 2021
감독 - 미구엘 알렉산드르
출연 - 한스 지슬러, 앨리스 드바이어, 메르세데스 뮐러, 필리프 프로이산트, 새미 슈리첼
비밀을 간직한 여자
부모님의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 이후 고등학교 졸업생인 요나스는 섬마을에서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함께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젊은 독일어 선생님인 헬레나 융이 등장하면서 요나스의 인생은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헬레나는 의도적으로 요나스에게 접근하고, 요나스와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니나는 이를 견제하기 위하여 헬레나의 집 정리를 도와주기로 한 요나스와 그의 친구와 함께 그녀의 집에 방문하게 됩니다. 헬레나의 집에 방문 한 날, 니나는 그곳에서 뭔가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헬레나는 그런 니나를 의식하게 됩니다. 요나스를 인정하지 않는 할아버지와는 다르게 헬레나는 요나스의 글쓰기 재능을 인정하고 격려하며 요나스의 신뢰와 호감을 얻는 데 성공하고, 이 신뢰를 이용하여 요나스와 정신적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친밀한 관계를 구축합니다. 그러나 요나스는 헬레나가 치명적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리가 없고, 점점 더 그녀라는 늪에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그녀가 간직한 비밀은
요나스의 할아버지인 프리드리히는 요나스가 다니는 학교의 은퇴한 교장선생님입니다. 어느 날 학교 행사에 그가 초대되어 단상에 서게 되고, 헬레나는 돌연 머리를 자르고 그 앞에 나타납니다. 그녀를 보자 놀라 쓰러지는 프리드리히를 본 니나는 둘 사이에 무엇인가 있음을 느끼게 되고, 요나스에게 이를 말해보지만 헬레나를 신뢰하고 있는 그는 니나의 말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니나는 포기하지 않고 그녀의 정체를 파헤치고, 그녀의 어머니가 이 학교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를 눈치챈 헬레나는 우발적으로 니나를 살해하게 되고 니나의 시체를 해변가에 버려버립니다. 이후 헬레나는 병원에 있는 프리드리히를 찾아가 그에게 자신이 당신의 딸임을 밝히고 그녀의 어머니와 그녀,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헬레나의 어머니는 프리드리히가 교장으로 있을 시절 그 학교의 선생님이었고 프리드리히는 그녀와 불륜을 저지르다 헬레나가 생기자 매몰차게 버려버렸습니다. 이후 헬레나의 어머니는 자살을 해버리고 헬레나는 이러한 어머니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그가 가진 모든 것을 파괴하기 위해 이 섬에 다시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프리드리히가 보는 앞에서 요나스를 살해하려 했지만 이를 실패한 그녀는 요나스의 손에 죽게 되고 모든 것에 지친 요나스는 섬을 떠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치명적인 척만 하다가 끝난 영화
헬레나는 처음 등장부터 끝날 때까지 치명적인 캐릭터로 나오지만 상황 자체가 저는 너무 부담스러웠습니다. 선생님과 제자의 사랑 자체도 거부감이 들지만,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너무 쓸데없이 많이 나와 당황스러웠습니다. 극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장면이라면 이해를 하겠으나, 너무 맥락 없이 그것도 너무 많이 등장해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킵니다. 저는 부모님과 함께 시청했는데 중간에 끄고 싶었습니다. 또한 어디선가 본 듯한, 예상 가능한 내용과 전개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너무 빈약해 보입니다. 헬레나의 프리드리히에게 복수하는 명분은 이해하겠으나 왜 니나까지 죽였어야 하는지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너무 쉽게 죽입니다. 니나는 저항 한번 해 보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헬레나에게 목이 졸려 죽게 되는데 저는 처음에 죽었다고 생각 자체를 못했습니다. 너무 쉽게 쓰러져서 그냥 기절한 줄 알았는데 니나가 죽었더라고요. 그만큼 연출이 어설픕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은 점수를 주기에는 부족합니다. 서사는 충분하지만 이해를 할 수 없는 행동으로 헬레나는 이도 저도 아닌 그냥 평범한 살인마 캐릭터가 돼버려 아쉽습니다. 치명적인 척만 하다가 끝나는 영화, 부모님하고 같이 보면 민망함이 배가 되는 영화, 블랙 아일랜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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